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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자유누리기/부자되는책

경기 좋아지면 왜 금리가 오르는가?

by 레벨업 2021. 7. 7.

[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 답] (1998년 6월 30일 1쇄 발행) 책을 인용하겠습니다.

 


경기 좋아지면 왜 금리가 오르는가? 

 

돈을 빌린 사람은 빌려준 이에게 이자(INterest)를 준다. 이자는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곧 돈값이다. 보통 '원금의 몇 %'식으로 계산한다. 원금에 비해 이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비율로 나타낸 것이 금리(interest rate)이며, 이자율이라고도 한다.

 

대개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가 오른다. 왜 그럴까?

 

돈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를 밀어 올리는 과정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경기가 좋아서 소비가 활발해지면 →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 기업이 생산 활동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면  → 시중(시장)자금 수요가 늘어나고  →자금 공급자인 은행 등 금융회사가 대출금리를 올리고  →그래도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  → 금융회사마저 돈이 부족해져, 대출자금 확보를 위해 예금금릳 올린다  → 결국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포함한 금리 전반이 오른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돈도 재화요 상품이다. 돈 역시 여느 상품처럼 시장 곧 자금시장에서 이자나 투자수익을 매개로 거래되며 수요와 공급을 형성한다.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이 이익을 늘리려고 투자와 생산을 늘리는데, 그 결과 자금시장에서 돈 수요가 커져 돈값이 비싸진다. 곧 금리가 오르는 것이다.

 

백화점 상품을 배달하는 운수업체를 예로 들어보자. 경기가 좋아져서 백화점 상품 배달 주문이 늘어난다면 당장 트럭을 늘려야 하지만 그럴 돈이 없다. 그래도 걱정 없다. 배달 일감이 늘면 수입도 늘 테니 우선 은행에서 빌려 쓰고 이자를 좀 내면 된다.

 

같은 이치로 경기가 좋아지면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빌려고 하는 기업이 많아진다. 그러면 은행이 이자를 더 내라고 배를 내밀고, 대출금리가 오른다. 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려도 경기가 좋을 때는 자금 수요가 계속 이어진다.

 

경기가 확대되면 가계도 돈 수요가 커진다. 호황 덕에 미래 경기를 낙관하게 되면서 집 같은 고가의 내구재를 사느라 빚을 늘리기 때문이다.

 

경기가 확대되면서 투자,생산,소비 수요가 커지다 보면 대출금리가 오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금융회사가 보유한 대출 재원마저 부족해질 수 있다. 은행 등이 대출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올리면 결국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함께 오른다. 이런 경위로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가 오른다.

 

경기 나쁜데도 금리 오를 때는 언제인가?

 

 

보통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가 오른다. 경기가 좋아지면 소비와 생산과 투자가 확대되면서 자금 수요가 늘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기가 나빠지면 금리가 내린다. 경기가 나빠지면 소비와 생산과 투자가 위축되어 자금 수요가 줄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가 나쁜데도 금리가 오를 때가 있다. 어떤 때 그럴까?

 

시중(시장market) 자금 수요와 공급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열쇠다.

 

 

 

 

 

 

보통 때 금리는 경기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그렇다고 경기가 직접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것은 아니다. 금리를 올리고 내리는 직접 원인은 어디까지나 자금의 수요와 공급의 관계다.

 

금리는 경기가 좋을 때든 나쁜 때든 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지면 오르고, 돈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 떨어지게 되어 있다. 경기가 나쁠 때라도 자금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상황만 생기면 금리는 호황 때 못지않게 오를 수 있다. 

 

보통 경기가 나쁘면 생산과 소비와 투자가 모두 침체하므로 기업의 자금 수요가 적어진다. 가계도 소비를 자제하고 장래를 대비해 저축을 늘리므로 금융기관에 상대적으로 돈이 남는다. 돈은 많은데 빌려가는 이가 적어지면 금리가 오를 이유가 없다.

 

그러나 호황 때 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려 생산설비를 늘렸던 기업이 불황을 만나면 사정이 달라진다. 호황 때 투자와 생산을 한껏 늘려놓았는데 미쳐 투자를 회수하거나 생산 규모를 줄이지 못한 상태에서 불황이 닥치면 당장 은행에 갚을 돈, 사업 유지에 필요한 운전자금이 부족해지기 쉽다. 자금난을 겪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업이 많으면 불황 때라도 금리가 오른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말 외환위가가 닥쳤을 때 불황 속에서 금리가 비상하게 급등했다. 당시 국내 기업 다수는 빚을 많이 진 상태에서 불황을 만나는 바람에 당장 빚을 갚고 사업을 유지할 자금을 구하는 데 큰 애를 먹었다.

 

빚을 갚지 못하고 쓰러지는 기업이 속출해서 기업대출 원리금을 떼인 은행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마저 대출여력이 없었다. 업계 전반이 극심한 자금난에 빠졌고 그 여파로 시장금리가 단 몇 달 새 연 10%에서 30%대까지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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