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 궁금증 300문 300 답] (1998년 6월 30일 1쇄 발행) 책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환율이란 서로 다른 나라에서 발행한 돈(통화)을 바꿀 때 적용하는 교환율(exchange rate)이다. 환율도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입상품 대금을 치르고자 원화로 달러를 산다고 해볼께요.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일 때 1달러를 살려면 1,000원을 내줘야 하지만, 환율이 달러당 800원으로 떨어지면 800원만 내주면 된다. 원화로 따지면 수입상품 가격이 싸지는 셈이다.
환율이 오르면 정반대 결과가 생긴다. 달러당 1,000원 하던 원화 환율이 1,200원으로 오르면 1달러를 사는데 200원이 더 든다. 이런 경우 수입품 가격은 달러 표시로는 전처럼 1달러일지라도 원화로는 200원이 뛴다.
환율이 수입상품 가격을 움직이고 환율 변동에 따른 가격 변화가 여러 상품으로 확산되면, 여러 상품 가격을 평균한 값 곧 물가도 움직인다. 환율이 물가를 움직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수입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2008년 가을에도 미국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1,000원 정도였던 달러 환율이 단 몇 달 새 1,500원을 넘어설 정도로 뛰었고 그 바람에 물가가 급등했다. 당시 해외에서 원자재를 사들이던 국내 제조업체는 영업에 큰 영향을 받았다.
식료품 제조업체의 경우 밀가루나 설탕 같은 원재료를 거의 100% 수입해서 쓰는데, 환율이 뛰면 수입 재료 값이 뛰므로 완제품 판매가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환율이 뛰고, 수입 원자재 가격이 뛰고 수입 재료로 만드는 국내산 완제품 판매가가 뛰면서 물가도 뛰는 구조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환율이 폭등하면서 물가가 치솟아 우리 산업과 국민 생활 전반이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당장 외국에 갚아야 할 단기외채를 갚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달러 부족 상태였다.
달러가 부족한 나라에서 발행하는 통화는 국제사회에서 신용을 잃고 시세가 폭락하게 마련이다. 원화 시세 폭락을 예견한 국내외 투자자는 원화를 대거 팔아치웠고 그 통에 달러당 900원 정도였던 환율이 순식간에 1,8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이 폭등하면서 원유 등 원자재와 수입 완제품 가격이 뛰었다. 그 여파로 완제품 국내 판매가가 줄줄이 오르고 상품 전반으로 판매가 인상 행진이 확산되면서 물가가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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