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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자유누리기/부자되는책

경제의 99%는 환율이다 (1)

by 레벨업 2021. 4. 30.

 

 

1. 백석현 작가님 소개글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사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석사를 마쳤으며, 2011년부터 현재까지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에서 환율 전문 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하고 있다 . 이전에는 공인회계사로서 삼임회게법인에 근무한 경력이 있다.  환율 전문 이코노미스트로서 외환시장 분석과 전망에 그치지 않고, 회계적지식과 기업들의 사례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환위험 관리 컨설팅도 다수 수행했다. 

 

 

 

2. 달러화, 미국 그 이상의 통화로 세상을 지배하다

 

 

외환시장은 달러화가 지배합니다.  달러/원 환율을 바라볼 때도 무의식적으로 한국 경제나 원화를 기준으로 접근하기보다 달러화를 중심을 바라봐야 합니다.

 

 

화폐는 교환의 매개수단이자 가치척도(계산단위)이며 가치저장수단으로 가능합니다.  화폐가 매개수단으로 달러화가 선호되지만 기본적으로 각국 화폐는 교환의 매개수단이나 계산단위라는 측면에서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달러화를 특별하게 하는 것은 가치저장수단이라는 측면입니다. 아직은 달러화 아성에 대적할 통화가 없습니다.

 

 

3. 한국 금리 인상이 원화 강세로 직결되지 않는 이유

 

 

기준금리 인상은 이론적으로 자국 통화 강세 요인입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주식 채권시장에 상반된 영향을 미쳐 시장 반응은 이론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국가 간 자본이동을 초래하는 주요 변수는 실질 금리 차이입니다.  실질 금리는 명목 금리에서 기대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차감한 것입니다.  규제가 없다면 자본은 일반적으로 더 높은 금리를 향해서 이동합니다. 

 

따라서 한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기대물가는 경직적이므로 실질 금리가 금리 인상분만큼 상승해 원화의 투자 매력을 높입니다.  즉 기준금리 인상은 이론적으로 원화 강세(환율 하락)요인입니다.

 

기존금리 인상이 채권과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상반되는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원화 채권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을 높이므로 원화 강세(환율 하락) 요인입니다.

 

반면에 기준금리 인상은 주가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주가는 기업이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인데, 미래 기대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할인하는 할인율이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즉,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할인율을 올리가 주가를 떨어뜨려 한국 기업 주식의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원화 약세(환율 상승)요인입니다.

 

이렇게 기준금리 인상이 자본시장에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 상반된 영향을 미친다면, 어느 시장에서 영향력이 더 크냐가 환율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한국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규모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2017년 말 현재 상장주식의 시가총액은 1,933조 원이고, 상장채권의 시가 총액은 1,670조 원입니다.

 

 

외국인의 경우 한국에서 채권 투자 비중이 적은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각 시장에서 외국인의 보유액(보유 비중)에는 현저한 차이가 있습니다. 2017년 말 현재 외국인은 한국의 상장주식을 636조 원 (시가 총액의 32.9%) 보유하고 있는 반면, 상장채권은 불과 98.5조원(시가 총액의 5.9%)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채권시장 선진국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주식시장은 투자자가 다양해 스펙트럼이 넓습니다.  반면에 채권시장 투자자는 중앙은행들과 기관자금 등 장기성 자본이 대부분인 특성이 있습니다.

 

결국 한국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주식시장에서 자본 유출 유인이 채권시장에서 자본 유입 유인보다 강력하게 작용해 오히려 원화 약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주식시장에서 자본 유입 유인이 채권시장에서 자본 유출 유인보다 강력하게 작용해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달러/원 환율이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와 상관성이 약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한편 기준금리 인상이 반드시 주식시장에 악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할인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미래 기대 현금흐름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성장률 기대)가 크면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주가는 상승할 수 있습니다.  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장이 미리 반영하는 경우에도기준금이 인상 뉴스가 원화 강세로 직결되지 않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해 시장이 미리 원화 강세 방향으로 움직였다면, 실제 기준금리 인상을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해 기존 원화 강세폭을 일부 되돌리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4. 져야 이기는 게임의 법칙이 작동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인 외화니장에서 게임을 합니다.  나를 낮춰야 이기는 것이 게임이 법칙입니다. 각국은 때로 자국 통화의 가치를 낮춰 경기부양을 꾀합니다.

 

통화정채의 전달 경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에서 노예를 사고 팔던 시대의 민담인 "저야 이기는 내기" 이야기가 있습니다.  국가 경제 관점에서 통화가치는 져야 결국 이기는 게임입니다. 즉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해야 국가 경제가 살아나는 "져야 이기는 게임"입니다.

 

자국 통화기치가 하락하면 자국민들의 수입재 소비나 해외 유학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입품을 대체하는 내수기업 제품 수요가 늘어 역으로 내수기업에도 호재가 될 수 있고, 수출기업을 통한 낙수효과가 더 큽니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반발을 무릅 쓰고 통화기치 하락을 꾀하는 통화정책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크게 네 가지인데 금리 경로, 자산가격 경로, 환율 경로, 신용 경로입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통화량을 늘리면 가계의 소비나 기업의 생산과 투자 활동이 확대되고 이 과정에서 총수요와 물가가 상승합니다.  이것이 금리 경로입니다.

 

 

기준금리를 인하해서 채권수익률이 낮아지면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이들 자산의 가격이 상승합니다.  주가가 오르면 기업은 주식을 높은 가격에 발행해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함을써 투자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자산가격 경로입니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원화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달러화 등 외화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화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납니다.  이는 원화 약세, 달러화 강세로 이어져 환율이 상승합니다.  환율 상승ㅇ로 수입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수출 가격이 하락(해외시장에서 한국 상품 가격이 외국 상품 대비 하락)해 경상수지가 개선됩니다.  수입 가격 상승은 물가상승에도 일조합니다. 이것이 환율 경로입니다.

 

기준금리를 인하해 통화량을 늘리면 금융기관은 대출 여력이 커빕니다.  그러면 기업은 문턱이 낮아진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투자를 확대하고 가계도 소비를 늘립니다.  이렇게 각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며 물가가 상승합니다.  이것이 신용 경로입니다.

 

 

이제, 양적 완화 정책은 외환시장에서 통화 약세를 추구는 정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른 조건이 같은 상황에서 한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은 무역 상대국의 통화가치 상승이 되므로 양국의 이해관계가 상충합니다.

 

그런데 외교무대는 힘의 논리가 지배합니다.  약소국이 통화가치 하락을 유도하하기는 쉽습니다.  게임의 법칙을 유리하게 끌고 가면 됩니다.  달러화, 유료하는 준비통화Reserve currency (정부나 금융기관이 대외 지급에 대비해 상당한 구모로 보유하는 통화)입니다.

 

한 나라의 통화가 준비통화이면 이 나라가 통화정책을 수행하기는 일반적으로 더 용이합니다. 선진국은 이를 활용해 통화 강세를 방어하기 위한 통화정책 수단의 선택지가 많은 않은 신흥국들의 고육책인 외환시장 개입을 불순한 행위로 규정하는 반면에 신흥국은 쉽게 활용하기 어려운 양적 완화(본원통화를 급격히 늘리므로 양적 완화 정책이라고 함) 정책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합니다.

 

 

양적 완화 정책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가격 경로와 환율 경로를 통해 금융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자산가격 상승으로 부의 증대 효과를 꾀하고, 통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노리는 것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처음 실시했을 때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이 강하게 반발했던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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